2008년 6월 18일 수요일

촛불 소녀 여러분 고맙습니다.

10대들이 시작한 촛불

20대들의 정치참여와 사회에 대한 관심이 왜 이렇게 멀어졌는지 궁금해서 지난 대통령선거 때부터 뉴스검색과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인터넷 포털사이트(http://media.daum.net)에서 연령대별 인기 기사를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특정 인터넷사이트에서 어떤 뉴스를 얼마나 클릭했나로 세대별 관심사를 제대로 파악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촛불집회 현장에서 펄럭이고 있는 인터넷사이트의 깃발(다음 아고라)을 보면 그 사이트의 유저(user)들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여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10대들의 개념 탑재

오늘 6월 18일 10대 남성들의 인기기사는 <1위 아프리카TV 대표 구속, 왜?> / <2위 '촛불 생중계' 아프리카 대표, 불법복제.> 로 매일매일 촛불집회 현장의 생중계가 이루어지는 인터넷사이트 대표의 구속이 최대의 관심사입니다. 5위에는 <정부-화물연대 "더 이상 대화 어렵다">는 내용도 있군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4월 9일 국회의원 선거 당일 10대 남성이 많이 본 뉴스 1위는 <최고령 정매 할머니 "내가 찍은 사람이 될 거야~"> 5위 <"자 빨리 투표하러 가~">라는 투표참여에 대한 기사를 많이 보았습니다. 이와 비교해서 같은 날  20대 남성은  <1위 [터치] 소니 "쉿! 게임기 값 올릴 거. > / 2위 <‘삼국지-용의 부활’ 왜 허무주의 택했나.> / 3위 <윈도7 출시 ‘내년이야, 후년이야?’> / 4위 <국방부, 예비군 감축규모 3년마다 재평가> / 5위 <가장 위험한 브라우저는 '파이어폭스' >이었습니다. 정말로 10대들이 철없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놔왔을 까요?

좀 더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철없는 교육정책이 발표되던 4월 15일 10대 남성이 많이 본 뉴스 1위는 <'0교시'부활>이었고, 이후 4월 18일 10대 남성이 많이 본 뉴스 4위 <"어이! 본고사반 조용히 안 댕길래!">,  4월 19일에는 10대 남녀 모두 많이 본 뉴스 4위로 <"0교시 수업. 우열반 반대"> 이었습니다. 이런 뉴스는 부모님 세대도 관심이 있을 법 한데 다른 연령대에서는 인기뉴스 5위 안에 교육에 관한 내용이 전혀 없었습니다.

촛불집회가 시작될 무렵인 5월 2일 10대 남성 인기기사 4위는 <'광우병 괴담' 오해와 진실은> 이라는 방송에 대한 분석기사고, 10대 여성 인기기사 3위는 <슈주 김희철도 美쇠고기 수입조치 비판…>이었습니다. 그 날 20대와 30대의 남성들의 인기뉴스 1위~5위 까지 모두 부산모터쇼와 자동차에 관한 뉴스였고, 여성들의 인기뉴스는 모두 국내외 연예인들의 뉴스사진이었습니다. 다른 연령대 역시 정치. 사회 관심사는 친박연대의 복당과 같은 국회의원 선거 후유증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로는 전 연령대에서 정치와 사회뉴스를 조회수가 높아진 것은 뚜렷합니다.

촛불 소녀 여러분 고맙습니다.

20들의 정치. 사회참여에 대한 고민 때문에 시작한 연령대별 인기뉴스 기사 지켜보기에서 얻은 수확은 정치는 자신의 생활과 밀접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10대들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10대들 역시 정치, 사회이슈보다는 다른 것에 관심이 많이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10대들 가운데는 자신들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응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육이나 입시문제 뿐만 아니라 <통제 없이 음란물에 노출된 아이들.>, <방통위, "인터넷종량제 추진 사실 아니다.>, <맥도날드 햄버거 금속성 이물질 발견>등도 10대들의 인기뉴스이었고  댓글을 달고 스크랩도 하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댓글의 아이디나 트랙백 주소를 쫒아보면 10대들은 자신의 블로그와 커뮤니티를 매개로 또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고 촛불집회 현장에 까지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소통에 참여 할 수 있는 환경인데도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는지?”, “배후세력을 밝히라”는 주문을 하는 이명박 정부의 아둔함과 보수언론들이 가엽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로 촛불 소녀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모른 체하는 것인지? 그들이 말하는 잃어버린 10년 동안 청소년들이 성장하고 민주주가 성장했지만 자신들은 성장을 포기 해버린 것 같습니다.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10대들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정글속에서 스스로 희망을 찾겠다.”  저 역시 10대들의 선배로서 조금 부끄럽고 유권자로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우리가 조금 더 치열하게 살았더라면 민주주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지는 않았을 텐데.

끝으로 20대와 30대들을 일깨워준 10대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10대들은 촛불집회에 생기와 발랄함을 불어 넣어 주었고 정치는 생활이고 참여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 주였습니다. 여러분 덕택으로 우리 사회는 더 성숙해질 것이고 저도 조금 성장 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2008년 6월 18일
KYC(한국청년연합회) 활동가 최융선

K-magazine(제일 코리안 청년연합 발간)에 보낸 글입니다.

댓글 1개:

곰탱 :

와. 이 데이터들 멋진데요. 언제 한 번 본격적으로 정리해주삼..^^ 그 날 그 시간 난 무슨 뉴슬 보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