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2일 일요일

구미호가 인간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름이면 단골로 구미호를 소재로한 드라마가 방영된다.

올해도 어김없다.
구미호 여우누이뎐 / 내 여친은 구미호

어릴적에도 아무리 무서워도 구미호가 등장하는 전설의 고향은 꼭 챙겨 봤다.
ㅎ~ 이뻤거든

근데 머리가 컸는지 구미호 드라마가 참 맘에 안든다.
한계가 너무 명확해서 그런지

인간 그거 믿을 거 못된다고 욕하면서, 같이 살아보니 삶이 버겁고 번뇌가 장난 아니다.
마치 진화의 최종단계가 인간인 것 마냥 왜 그리 인간 되려고 아둥바둥 거리는 지.

특히 이놈의 땅에서는 어떤 인간 부류가 되는 지 너무 중요하자나!
노비의 아내가 되어서 내 새끼도 노비가 되면 어쩔라고... 구미호의 남자친구가 재벌이 아니면 어쩔라고..
인간 되서 그 좋은 재주를 썩힐 셈인가. 아서라.말아라.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 다음의 진화는 천사(angel)이고 천사 다음에는 신(god)이라고 했다.
구미호 정도의 능력이면 적당히 여러 생물들 도와 주면서 덕을 쌓고 천사를 꿈 꿔 볼만도 한데.
아니면 월반해서 바로 산신령이라도 되어 보든가

우리땅에서는 인간된 동물은 곰 밖에 없었다.
불쌍한 곰, 차라리 뉴질랜드나 호주에서 인간되지.

아 사는 거 졸라 버겁다

2010년 8월 8일 일요일

가당치 않은 이재오의 소신

특임장관으로 내정된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7일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에 시험을 보는데 그러지 말고 대졸이든 고졸이든 취업 인력을 지방공단이나 중소기업에서 1, 2년 일하게 한 뒤 입사 지원자격을 주는 거다."


"봉급도 별 차이 없다. 내 애가 대기업에 다니지만 초봉이 150만원이다. 중소기업도 160, 170만원 준다. 그런데도 대기업만 쳐다본다. 종합병원가려면 동네병원 진단부터 받아야 하듯 대기업 가려면 중소기업 의무적으로 해 보고 보내야 한다."

"그 다음에 재수생들을 없애야 한다. 떨어진 애들 재수 삼수 학원 보내는데 다 사회적 비용이다. 우선 공장이나 농촌에서 일하게 해야 된다. 1, 2년 일하고. 그 성적을 갖고 대학가라 이거야. 모든 것을 이처럼 일 중심으로 할 생각을 해야 한다."
http://news.donga.com/3/all/20100806/30363972/1 
님의 아들에게 물어 보세요. 왜 중소기업 지원 안했냐고?
중소기업에 물어 보세요. 신입사원들을 1~2년 교육시켜 대기업으로 보내는 것을 환영할 만하냐고?
재수생들에게 물어 보세요. 왜 그리 대학간판에 목을 메냐고?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학벌과 학력으로 줄을 세우고,
어느 동네에 사느냐에 따라서… 차별화되고 계급화 되어버린 사회에서 이 딴 소리를 할 수 있다니.
멍청하기는~
중소기업에서 사람을 빼서 대기업으로 보낼게 아니라 중소기업에 인재가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님이 해야 될 역할 아니냐?


이명박 대통령의 아바타냐?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반성은 못할망정, 쉰 소리나 픽픽 해대고
강에다 삽질하면서 “우리는 왜 닌텐도 못 만드나”는 소리랑 다를 게 하나도 없고만

중소기업의 연구와 기술을 대기업이 집어 삼키고,
납품업체와 하청업체들에게 부리는 횡포를 고려하면 정책의 방향도 상생이 아니라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거 아닐까?

어떤 특수임무를 수행할런지. 아니 장관이 될 수 있을는지 아직 모르겠지만,
이재오의 박제화된 상상력으로는 국민들만 고달플께 뻔하다.
7~80년대 동원령 내리듯이 청년들에게 입사할 자격을 주내 마네를 판단하지 말란 말이다.

2010년 8월 2일 월요일

다윈의 식탁

책 읽으면서 소감을 끄적거리는 일이 참 드문데 "다윈의 식탁"  정말 재밌다. 한편의 무협지를 보고 있는 듯 하다.

황우석이 사기를 칠 수 있는 배경에는 우리 사회 널리 퍼져 있는 생물학적 지식이 있을 게다. 뭐가 뭔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게놈 프로젝트, 유전자 조작 식품이니 범죄수사에도 응용되는 DNA분석 따위를 모두가 들어 봤을 만한 보편적 지식으로 통용된다.
심지어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도 생물학은 필수다.

여러 생물학 이론은 철학과도 맞닿아 있고 인간과 사회를 설명하는데도 곧 잘 이용되기도 하는데... 이용된 다기 보다는 그냥 받아들인다.
생물학이론을 어디서 주워듣기는 했지만, 그게 어디 친구들과의 이야기 소재로 써먹을 수 있는 꺼리는 아니니깐.
어르신들의 대화에서 웹환경에 대한 소재를 찾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밥 먹는 것조차 귀찮아지는 시점이라 "다윈의 식탁"을 골랐다.
다윈은 뭐 먹고 지냈나? 궁금해서가 아니고 요사이 생물, 진화, 신, 인간에 대해 약간 탐구심이 생겼다.

어떤 아해는 신을 섬기는 장로라면서 생명을 우습게 여긴다.
사형제는 찬성이고, 물고기들 다 죽게 생겼는데도 강을 파헤치고... 눈은 작게 생겼고, 귀도 잘 안 들린다.
다른 한편에서는 (같은 신을 섬기는 분들인지 알 수는 없지만) 곡기를 끊어 가면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행을 마다하지 않으시니... 어찌 탐구심을 생기지 않을 수 있으랴.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 유전자라고?
그렇다면 눈 작은 대통령 형제는 이기적 유전자 타고 났단 말인가??
이기적 유전자들이 모여서 사람이 되고 사회를 이루는 거라고???

탐구심에 대한 이유를 더 들자면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가 등장하는 글과 다큐멘터리를 많이 봐서 흥미가 동했다.
아마도 신은 없을 꺼다. 이제 걱정 말고 인생을 즐겨라'
"there's probably no god. now stop worrying and enjoy your life."

사진에 보이는 오른쪽 남자가 도킨슨인데.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의 저자로 영국 무신론자들의 캠페인을 열렬히 지지하는 동물학자이며, 무신론 논쟁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윈의 식탁"의 화두는 생물 진화에 대한 의견이고, 도킨슨이 주장하는 주류 이론들이 비판의 대상으로 등장한다. 책은 도킨슨팀과 굴드팀(Stephen Jay Gould)을 나뉘어져서 벌이는 토론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과학적 이론뿐만 아니라 진화심리학, 사회생물학에 관한 둘러싼 첨예한 논쟁을 소개 한다.
(***솔직히 내가 선택하는 학문적 용어가 맞는지 모르겠다.)

책을 읽어 보면 또 속았구나 하는 사람도 있을 꺼다.
웃기게도 유전자에 대한 정의를 생물학자들 사이에도 각자 나름대로 규정하고 있는 줄 몰랐다.

각설하고,
인문학 말고도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생물학에 대해 탐구심이 생기는 분들에게 "다윈의 식탁"을 추천한다.
또 이 책이 도움 되는 것은 토론을 통해 인용되는 다른 읽을 꺼리(책)를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알기 쉽게 책을 써 주신, 저자 장대익님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